육아에 지쳐 두 달만에 쓰는 블로그 글...ㅎ
벌써 출산한지 두달이 되었다니!! 시간이 진짜 느리면서도 빠른 듯하다.
애기 키우다보니 하루는 너무 긴데, 일주일 한달은 정말 빨리 가는 듯.
두 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면 아찔한 느낌.
왜냐면 그 무섭다는 임신중독증으로 다음 날 바로 응급제왕 수술을 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병원까지 전원하고...
혹시 임신중독증을 의심하고 있는 산모분들이 있을까,
만약 임신중독증이 되면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해서
그날의 기억을 더듬어 정리해본다.
그 전에 임신중독증이란?
전자간증 (임신중독증)은 임신과 합병된 고혈압성 질환으로 두통, 부종, 단백뇨, 윗배통증 등 여러가지 증상이 동반된다.
주로 임신 후반기에 급작스럽게 발생하며 전체 산모사망의 15%정도가 임신중독증으로, 갑작스런 태아사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임신중독증의 치료방법은 출산이 유일하다.
24.5.15. 37주 임신중독증 전조증상
<임신중독증 증상>
고혈압. 단백뇨. 부종. 체중증가. 윗배통증. 두통
24년 5월 16일. 우리 아가가 태어나기 하루 전! ㅋㅋ
이 때만 해도 내가 임신중독증으로 다음날 바로 출산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원래 예정일은 6월이었음.
나는 봄빛병원 서동기 쌤에게 진료를 받고 있었는데
며칠 전 만삭 검사에서 큰 이상이 없어서 신나게 39주로 제왕절개 날짜까지 잡고 돌아왔었다.
그런데 5월 15일 밤부터 윗배 통증+두통이 시작되었다!
그날 결혼기념일이어서 좀 과식했는데 그렇다보니 처음에는 또 위염이 도졌나 했음.
원래 위가 약해서 종종 위염에 걸리기도 했고 만삭이 되면서는 속쓰림도 시작됐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통증이 점점 심해지더니...나중에는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아픈 것 아닌가 ㅠㅠ 두통도 심해지고...그래서 이거 점점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다. 밤새 잠을 설치면서 몇번이고 응급실 갈까? 고민했다. 그런데 그 때마다 뭔가 조금 괜찮아 지는 것도 같고..? 어차피 응급실 가도 임산부라 할 수 있는 것도 없을텐데...이러면서 버텼다.
(그런데 이러면 안됨!!ㅠㅠ 임신 중에는 좀 이상하다 싶으면 바로 병원에 갈 것을 추천합니다. 임신중독증은 특히 시간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아무튼 그러다 병원 진료 시작 시간까지 됐고 해가 떠서 그런지 그 때쯤에는 증상이 많이 완화되었다.
그래서 또 안 갈까? 생각도 했음 ㅋㅋㅋ(이때 안 갔으면 진짜 큰일날 뻔...)
하지만 남편이 꼭 가야된다고 해서 차를 타고 봄빛병원으로 향했다.
5월 16일 37주 1일 임신중독증 확진
병원에 도착후 혈압, 소변검사를 하고 서동기 쌤에게 첫 타임 진료를 봤다. 혈압이 조금 높게 나와서 불안하긴 했다.
증상을 말하고 초음파를 봤는데...원장님의 표정이 심각해지셨다. 애기가 만삭검사 때보다 좀 작아졌다며...
지금은 매일 쑥쑥 커야 할 시기인데.
그리고 소변검사에서 단백뇨가 나왔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임신중독증이 의심된다고 얘기하셨다!!
임신중독증일 경우 혈관이 좁아져 태반으로 영양소가 통하지 않아 태아가 못 자란다고...!
네? 임신중독증이요? 벙져서 원래 이렇게 급작스럽게 생기나요? 물었더니
임신중독증은 원래 하루 이틀 사이에 갑자기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함.
솔직히 내 경우는 혈압도 엄청 높지는 않고 부종도 심하지 않고 체중도 평균으로 늘었고. 두통도 많이 괜찮아 졌기 때문에 긴가민가 하다고 하셨음. 하지만 임신중독증이 굉장히 위험하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보는게 맞다며 최대한 빨리 제왕절개를 하자고 하셨다.
게다가 혈소판 수치까지 급 떨어져서 수혈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에 대병으로 전원해서 수술해야 할 수도 있다고 하셨음. 그래서 최대한 빨리 진료 볼 수 있는 병원을 알아봐주겠다는 얘기를 듣고 집으로 돌아왔다.
(지금 와서 보니 서동기 쌤이 생명의 은인이심.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임신중독증 진단을 내리고 병원 전원도 알아봐주셨음. 게다가 내가 대학병원 전원해서 입원 중에도 전화주고 수술 받고 기절해 있는 동안도 남편한테까지 전화해서 내가 무사히 출산했는지 확인하셨다. 맘카페에서 친절하다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친절을 넘어서 진심 환자를 위하는 의사셨음. 대감동...여러분 봄빛병원 서동기 쌤 완전 추천합니다.)
5월 16일 오후 중앙대학교 광명병원 진료, 입원. 수술 준비.
그렇게 집으로 돌아와서 얼떨떨하게 남편과 친정 시댁에 내일 낳을 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알리고 기다리는데 서동기 쌤이 직접 전화와서 오늘 당장 진료 볼 수 있는 의사 쌤을 소개시켜주셨음. 직접 전화를 다 돌려서 알아봐주신 것...!
그렇게 당장 중앙대학교 광명병원 성지수 쌤 진료를 보게 됨. 당일 진료라 한시간 쯤 기다려서 마지막 진료로 보게 됐는데
교수님 : (검사 결과 보자마자) 엄마 당장 입원해서 낳아야 겠는데?
나 : 왜요...? (얼떨떨)
진심 이랬다 ㅋㅋㅋ
증상이 줄어든 것 같지만 어쨌든 두통 혈압 단백뇨등 증상이 발생했고 애기도 2.4kg로 작고 이러다 혈압 순식간에 확 오르면 엄마 경련하고 아기도 위험해진다고 당장! 입원하고 검사하고 빨리 수술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제야 진짜 위험하다는 것이 확 실감이 났다.
그렇게 고위험산모실에 입원을 하고 계속 소변, 혈압 검사를 했는데 혈압이 160까지 오르고 소변에서도 단백뇨가 계속 나오면서 완전 임신중독증 진단을 받았다.
거의 두 시간에 한번씩 혈압을 쟀던 것 같음. 점점 두통이 심해지면서 진짜 고혈압이 무섭긴 무섭구나 싶었다.
오후 6시쯤. 교수님이 계속 혈압을 체크하면서 가능하면 오늘 밤에라도 수술하고 싶은데 언제 마지막으로 식사 했냐고 물어봐서...진심 정말 무서웠다.
다행히 약으로 혈압이 조금 잡히고 소아과 협진 및 여러가지 사정을 고려해서 다음날 아침 8시 첫 수술로 일정이 잡혔다.
그때까지는 밤새 혈압체크하고 소변체크 반복...고위험산모실이었기 때문에 남편도 들어오지 못하고ㅠㅠ 혼자서 병실에서 밤을 지샜는데 기분이 정말 이상했다. 사람이 너무 급작스럽고 놀라면 오히려 차분해진다고...내가 딱 그랬다. 자다 깨다 하면서 밤을 보냈다.
5월 17일 아침 8시 응급제왕절개 수술
그렇게 아침 수술 들어가기 직전 침대에 누워서 가는길에 복도에서 남편 잠깐 보고 ㅠㅠ 8시에 딱 수술 시작을 했다. 나는 혈소판 수치도 낮아서 전신마취로 수술했기 때문에 수술 들어가서 마취하는 순간부터 아무 기억이 나지 않음.
혈소판 수치가 낮다보니 지혈이 잘 안되어서 수혈하면서 수술했는데 다행히 무사히 깼고 몸도 잘 회복해서 이렇게 블로그 글도 쓸 수 있게 됐다. (중앙대 광명병원 제왕절개 후기는 다음 글에 따로 쓸 예정)
아무튼 중요한 것은 임신중독증은 갑자기 발생할 수 있다는 것과 의심이 될 경우 아무리 작은 증상이라도 곧바로 병원에 갈 것! 내 경우도 조금만 늦었으면 정말 위험할 뻔 했다고 하셨다. 중증으로 가면 산모에게 경련이 발생하면서 산모, 태아 둘 다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조심해야 한다고...
이 글을 보는 모든 산모분들 건강하게 만출하시길 기원하고 만약 앞서 내가 겪었던 두통, 윗배통증, 부종 증상이 있다면 꼭 병원에 가서 혈압, 소변검사를 다시 받아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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